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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쇼핑몰 변기와 우리집 변기, 어디가 더 더러울까 2015.06.16 16:28
글쓴이 : EDK 조회 : 1036

※ 주의: 식사를 앞두고 있는 분이나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가급적 읽지 않으시길 권장합니다!

오늘(16일)은 화장실 변기에 대해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누구나 사용하지만 대놓고 말하기엔 머쓱한 주제이죠. 많은 여성분들이 공중 화장실에 가는 걸 조금 꺼려합니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았다가 집에 가서야 볼일을 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희 집사람도 그런 편이지요^^;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본질은 비슷할 겁니다. ‘청결’, ‘위생’에 대한 불신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요즘은 메르스 때문에 더 걱정이 많으실 겁니다. 그래서 변기의 위생 상태를 한번 점검해봤습니다. 대형 쇼핑몰과 지하철 역사, 노인복지센터, 가정집 이렇게 4곳에 있는 변기를 대상으로 말이죠. 조건은 이렇습니다. 가정집을 제외한 다른 3곳의 화장실 변기 한 개씩을 무작위로 선택했습니다. 가정집의 경우 일주일 동안 변기 청소를 하지 않은 집을 골랐고요.

시험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해당 변기 속을 시약 처리된 특수 면봉으로 몇 차례 문질러줍니다. 이걸 다시 특수 용기에 담아 잘 용해될 때까지 흔든 다음, 측정 기계 속에 넣으면 오염도가 수치로 나타나게 됩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쇼핑몰 내 변기는 808RLU(오염도 측정 단위로 물체에 묻은 유기화합물의 농도를 측정하는데 수치가 클수록 오염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 노인복지센터는 4,063RLU, 지하철은 5,703RLU로 각각 나왔습니다. 놀라운 건 가정집 변기의 오염도입니다. 자그마치 13,218RLU! 쇼핑몰보다 16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사람 손의 경우 보통 500RLU 이하로 관리하는 게 좋다고 하죠. 이 권고 기준을 토대로 판단해보면 이번에 측정한 가정집의 변기 상태는 꽤 심각한 수준입니다.

쇼핑몰은 유동 인구가 많습니다. 그만큼 변기는 사람들 손을 많이 타지요. 그런데 결과는 오염이 가장 덜 된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대형 쇼핑몰 다녀보신 분들은 잘 아실 겁니다. 그런 쇼핑몰의 화장실 관리는 짧게는 2시간 단위로 이뤄집니다. 청소 담당자분들은 그만큼 힘드시겠죠. 그분들 덕분에 고객들로선 그만큼 청결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겁니다. 그분들께 감사를 드려야 할 일입니다.

쇼핑몰 내 변기의 청결 상태가 의외였던 만큼 가정집의 변기 상태도 반전 그 자체입니다. 세상에 16배나 차이가 나다니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집 안 화장실을 하루에 한 번씩 청소하는 분들은 아마 거의 없을 거라 ‘확신’합니다. 청소할 시간도 없을뿐더러 그렇게 자주 청소를 해야 하는 건지도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흘러가는 일주일 동안 우리 집 변기는 계속 오염되어 가고 있는 겁니다.

결국 해법은 청소입니다. 세제 풀어 쓸고 닦는 ‘노동’이 가장 바람직하겠지요. 그게 여의치 않으면 시중에 판매하는 세정제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실제 시험을 진행한 4곳의 변기에 이번에는 세정제를 설치한 뒤 다시 측정했는데, 쇼핑몰의 경우 808RLU에서 77RLU, 노인복지센터는 4,603RLU에서114RLU로, 지하철은 5,703RLU에서 686RLU으로, 가정집은 13,218RLU에서 409RLU까지 오염수치가 떨어졌습니다.


▲ 쇼핑몰, 세정제 설치 전(왼쪽) 설치 후(오른쪽)
 
▲ 노인복지센터, 세정제 설치 전(왼쪽) 설치 후(오른쪽)
 
▲ 지하철, 세정제 설치 전(왼쪽) 설치 후(오른쪽)

▲ 일반 가정집, 세정제 설치 전(왼쪽) 설치 후(오른쪽)

 
다만 세정제의 역할은 변기 내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것뿐이지 외관까지 깨끗하게 해주지는 않는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표혜령 대표의 말을 빌어 우리가 알아야 할 화장실 습관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좌변기에 앉아 볼일을 보면서 동시에 물을 내리는 행위는 정말이지 청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합니다. 튀어 올라오는 세균을 온몸에 묻히는 격이라고나 할까요? 볼일을 다 보신 뒤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요즘 같은 시기에는 개인 손수건이나 일회용 물티슈를 갖고 다니며 사용 전에 화장실 출입문 손잡이와 물 내리는 손잡이를 한번쯤 닦아주는 것도 위생에 좋다고 하네요. 이번 주말엔 반드시 화장실 청소 하셔야 겠죠?          

조기호 기자 cjk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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