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진접푸른물센터에서 센터 관계자들이 하수를 정화 처리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무용지물 하수 처리]
항생제 내성균에 있는 DNA… 염소로 소독해도 99% 잔류
99% 살균효과 있는 오존 소독… 비용 절감 이유로 대부분 안해
제약공장 방류수가 오염 극심… 危害기준의 920배 넘는 곳도
전국의 하수·폐수처리장에서 하천으로 방류한 물속에 든 일부 항생제 성분이 "물고기를
비롯한 수중 생태계에 위해(危害)가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본지가 입수한 국립환경과학원의 '항생제 내성 관리 종합대책 세부계획 수립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하·폐수처리장 42곳 가운데, 동물용 항생제로 쓰는 설파메톡사졸은 전국 하수처리장 유입수 7곳에서 평균 0.16ppb(피피비·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농도로 나왔고, 하수처리 과정을 거친 방류수에서도 0.12ppb 농도로 나와 하수처리 효율이 25%(0.04ppb)에 불과했다. 수중 생태계에 위해를 주지 않는다고 국제 학계에 보고된 기준(0.027ppb)과 비교하면, 국내 하·폐수처리장 방류수에 든 설파메톡사졸의 평균 농도는
4.4배(하수처리장)에서 최고 155.9배(제약공장 폐수처리장 농도는 4.21ppb)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전국 하천에 수퍼박테리아(항생제 다제내성균)가 생기고, 물고기가 중성화
(中性化)하는 것은 하·폐수처리장에서 오염된 물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하천으로
흘러든 게 주원인"이라고 했다.
◇"하수 고도 처리하는 곳은 극히 드물어"
1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진접푸른물센터'. 인근 지역 약 4000가구의 싱크대·화장실 등에서 나오는 생활하수를 모아 정화한 뒤 주변에 있는 금곡천으로 방류하는 하수처리장
이다. 이 센터는 전국 대형 하수처리장 566곳 가운데 최첨단 정화시설을 갖췄다. 하수에
포함된 일반 세균이나 병원균 등을 없애기 위해 수돗물을 생산할 때 쓰이는 오존·자외선
소독과 같은 고도(高度) 처리를 한다. 한국환경공단 김태래 하수정책지원팀장은 "고도 처리를 하면 대장균 같은 미생물뿐 아니라 항생제나 항생제 내성균까지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처럼 하수를 고도 처리하는 곳은 전국적으로 극히 드물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진접푸른물센터처럼 살균 효과가 센 오존·자외선으로 동시 소독하는 하수처리장(10곳)을 포함해 오존 소독 공정이 설치된 처리장은 100곳 미만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00여 대형 하수처리장 대부분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자외선 또는 염소로만 소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