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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약물질의 습격, 물이 앓고 있다]수퍼박테리아(항생제 안 듣는 세균) 못 걸러내는 하·폐수 처리장… 소독 기준도 全無 2014.12.02 12:51
글쓴이 : 에코던코리아 조회 : 1702


[의약물질의 습격, 물이 앓고 있다] [3·끝] 수퍼박테리아(항생제 안 듣는 세균) 

못 걸러내는 하·폐수 처리장… 소독 기준도 全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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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진접푸른물센터에서 센터 관계자들이 하수를 정화 처리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무용지물 하수 처리]

항생제 내성균에 있는 DNA… 염소로 소독해도 99% 잔류

99% 살균효과 있는 오존 소독… 비용 절감 이유로 대부분 안해

제약공장 방류수가 오염 극심… 危害기준의 920배 넘는 곳도


전국의 하수·폐수처리장에서 하천으로 방류한 물속에 든 일부 항생제 성분이 "물고기를 
비롯한 수중 생태계에 위해(危害)가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본지가 입수한 국립환경과학원의 '항생제 내성 관리 종합대책 세부계획 수립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하·폐수처리장 42곳 가운데, 동물용 항생제로 쓰는 설파메톡사졸은 전국 하수처리장 유입수 7곳에서 평균 0.16ppb(피피비·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농도로 나왔고, 하수처리 과정을 거친 방류수에서도 0.12ppb 농도로 나와 하수처리 효율이 25%(0.04ppb)에 불과했다. 수중 생태계에 위해를 주지 않는다고 국제 학계에 보고된 기준(0.027ppb)과 비교하면, 국내 하·폐수처리장 방류수에 든 설파메톡사졸의 평균 농도는 
4.4배(하수처리장)에서 최고 155.9배(제약공장 폐수처리장 농도는 4.21ppb)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전국 하천에 수퍼박테리아(항생제 다제내성균)가 생기고, 물고기가 중성화
(中性化)하는 것은 하·폐수처리장에서 오염된 물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하천으로 
흘러든 게 주원인"이라고 했다.

◇"하수 고도 처리하는 곳은 극히 드물어"

1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진접푸른물센터'. 인근 지역 약 4000가구의 싱크대·화장실 등에서 나오는 생활하수를 모아 정화한 뒤 주변에 있는 금곡천으로 방류하는 하수처리장
이다. 이 센터는 전국 대형 하수처리장 566곳 가운데 최첨단 정화시설을 갖췄다. 하수에 
포함된 일반 세균이나 병원균 등을 없애기 위해 수돗물을 생산할 때 쓰이는 오존·자외선 
소독과 같은 고도(高度) 처리를 한다. 한국환경공단 김태래 하수정책지원팀장은 "고도 처리를 하면 대장균 같은 미생물뿐 아니라 항생제나 항생제 내성균까지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처럼 하수를 고도 처리하는 곳은 전국적으로 극히 드물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진접푸른물센터처럼 살균 효과가 센 오존·자외선으로 동시 소독하는 하수처리장(10곳)을 포함해 오존 소독 공정이 설치된 처리장은 100곳 미만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00여 대형 하수처리장 대부분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자외선 또는 염소로만 소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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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렇게 제대로 소독 안 된 물에, 항생제는 물론 수퍼박테리아가 득실대고 항생제 내성을 가진 세균의 몸속에 들어 있던 항생제 내성 유전자(DNA)까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제약 공장 방류수가 오염 심해

방류수에 든 항생제 잔류 농도는 그간 알려진 것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제약공장 폐수처리장에서는 생태계 위해 기준의 920배가 넘는 설파메톡사졸이 검출되기도 했다.
2014년 12월 1일 경기도 남양주시진접읍 해밀공원 내 진접수질복원센터에서 김종윤 진접푸른물센터 진접팀장 등 관계자들이 하수의 정수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더 큰 문제는 하·폐수에 든 수퍼박테리아를 비롯한 항생제 내성균이 소독 과정을 거쳐도
충분히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려대 김성표 교수팀이 지난해 보고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균은 오존 소독을 하면 99%가량 제거 가능했지만, 염소 소독을 할 경우엔 83%만 
죽었다. 항생제 내성균이 항생제에만 저항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
염소 소독을 해도 일반 세균보다 더 강한 생존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항생제 내성 유전자는 소독해도 강으로 유입

소독을 해도 내성균이 잘 죽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죽더라도 내성균 몸속에 든 내성유전자(DNA)가 방류수에 섞여 하천으로 방류돼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는 연구도 새로 나왔다. 
동아대 차종문 교수팀에 따르면, 염소 소독을 할 땐 이런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가 99%나 방류수에 잔류하고, 자외선 소독일 경우에도 44%나 됐다. 
염소·자외선 소독 과정에서 항생제 내성균이 죽더라도, 하천 등에 존재하는 다른 세균으로 항생제 내성이 전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현재 전국 하·폐수처리장 대부분에 대해 하·폐수에 든 총대장균군(群)을 일정 비율 이상 제거한 뒤 방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수퍼박테리아 같은 항생제 내성균에 대해서는 별도 소독 기준이 없어 전국 하·폐수처리장에서 내성균이 얼마나 제거됐는지 등을 전혀 파악도 못 하고 있다. 서울대 최경호 교수(보건대학원)는 "하수처리 시설 개선 등 항생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각종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호 기자]

[남양주=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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